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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시멜로 챌린지라는 게임이 있다.

3~4명이 한 조로 마시멜로1개, 스파게티면 20가닥, 테이프, 실을 사용하여 18분 동안 가장 높은 탑을 쌓으면 이기는 게임이다.

창의력과 협동력을 요구 한다.

그런데 우리가 예상하는 결과와 다르게 대학원생, 변호사 등 소위말해 고학력자들로 이루어진 팀 보다 초,중학교 학생으로 이루어진 팀이 평균적으로 더 높은 탑을 쌓는 다고 한다.


이유가 무엇인지를 분석한 TV 프로그램을 보았다.


고학력자로 이루어진 팀을 A팀이라고 하고, 초,중학교 학생들로 이루어진 팀을 B팀이라고 하면, 평균적으로 두팀은 게임을 진행 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고 한다.


A팀은 게임이 시작되면 재료를 분석하고, 어떻게 쌓을지를 설계 하고, 실제 실행하는 과정을 18분이라는 시간동안 1번 정도 밖에 하지 못한다고 한다. 탑을 쌓는 과정 보다 분석하고, 설계 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어져 실제 탑을 쌓고, 마시멜로의 무게에 탑이 무너지면 결국 실패하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한다.


그 에 비해 B팀은 18분이라는 시간 동안 3회 이상 탑 쌓기를 시도 한다고 한다. 일단 빠르게 탑부터 쌓아 가면서 실패를 경험하고, 시행착오를 발판삼아 몇 번의 업그레이드 된 방법으로 완성 해 나가는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 한다고 한다. 결국 B팀은 18분이 지났을 때 여러번의 시도로 더 높은 탑이 완성될 확율이 높다고 한다.


탑의 모양도 A팀의 경우는 밑은 넓고 위로 올라 갈 수록 좁아 지며, 그 좁은 꼭짓점에 마시멜로가 올라가 있는 대부분 우리가 흔하게 보아 오던 에펠탑 모양의 전형적인 탑 모양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고 한다.

반면에 B팀의 경우는 예측 불가능한 모양으로 더 높은 창의력을 발휘 한다고 한다.


차이가 무엇일까... A팀은 목표를 세우고, 계획하며, 그 계획이 안정적으로 수행하는 것에 훈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실패하면 안된다는 생각에 분석하고, 계획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그 들은 탑을 쌓아 본적이 없다는 것이다. 실제 탑을 쌓았을 때 발생 할 수 있는 문제점을 예상 할 수가 없는 상태에서 아무리 정교하게 분석하고, 설계 한 들.. 그 설계가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다. 

B팀은 오히려 빠른 실행으로 탑을 쌓았을 때 발생 할 수 있는 문제점을 익혀가며 개선하기 때문에 성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다.


A팀은 우리 사회의 방식에 길들여진 전형적인 사람의 모습. B팀은 창의적인 사람의 모습에 가깝지 않을까.


어쩌면 A팀은 기업. B팀은 스타트업 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나는 대기업에서 신사업 개발을 목표로 하는 조직에 있었다. 이 조직은 기존에 대기업이 가지는 전형적인 대기업의 업무 스타일에서 벗어나 스타트업 처럼 창의적인 생각으로 빠르게 시도 하고, 배우며 개선해 나가는 린스타트업 방식으로 신사업영역에 진출하자는 취지 였다.


이 조직은 어떤 사업 분야를 정하면 해당 사업분야에 관한 아이데이션, 시장성 조사, 예상 매출, 예상 사용자 등 사업기획에 생각 보다 많은 시간을 소모 한다. 당연히 뛰어난 인재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이 뛰어난 사람들이 실제 이 사업영역에 디지털 아웃풋을 만들어 본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없었다. 


런칭까지 6~7개월의 시간이 있다고 할 때 이 기간 중 1~3개월을 이 작업에 소모 하기도 한다. 경영진에 의해 사업이 승인 되고, 개발이 시작 되면, 또 어떻게 만들어야 할 지 설계 하는 과정에서도 역시 2~3개월의 시간을 소모 한다. 이 과정에서도 역시 UI/UX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 등 전문가의 의견 보다는 사업기획했던 인재들과 경영진의 생각에 전문가들이 요구사항을 맞춰 주는 형태가 되는 경우가 많았다.


정작 이렇게 기획과 디자인이 완료 되면 남은 기간을 개발을 하게 된다. 이미 3~6개월의 시간이 흐른 뒤... 개발에 들어 간다는 것이다. 물론 당연히 3~6개월의 시간동안 모두 놀지는 않는다. 서비스 개발을 하기 위한 아키텍트 및 오픈소스 라이브러리 선정, 개발프로세스 정의 등 의 작업은 당연히 진행 된다. 하지만 신사업은 대부분 도메인 지식이 많지 않는 상태에서 시작된다. 그렇지 않으면 신사업이 아니기에....... 어쨌든 이것은 사업기획하는 사람들,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 모두 마찬가지다. 실제 개발 하면서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개발 기간이 단 한번 시도 해 볼 수 있는 시간 밖에 주어지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 한번의 시도에 실패 하는 경우 팀의 신뢰도를 낮추고 저 평가 받게 된다. 바로 이런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다음에 진행되는 프로젝트에서는 분석과 기획에 더 많은 시간을 소모 하는 악순환이 반복 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결과물은 실패를 최소화 하기 위해 실패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말그대로 전형적인 결과물을 만들게 된다.

결국 창의적인 서비스를 만들고자 했지만, 완성하지 못한 경우도 많으며, 창의적이지도 않고 다른 성공한 여러개의 서비스를 벤치마크 해서 만든 전형적인 결과물을 만들 수 밖에 없었다.


그러면 나는 그 조직에서 어떠 하였는가... 나역시 마찬가지였다. 실패의 원인을 조직에서 찾기 바빴으며, 프로세스를 탓하며, 정작 나는 문제가 없다는 태도만 되풀이 하였다. 나역시 실패를 두려워한 나머지 새로운 의견이 나와도 그 것은 실패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개발 범위를 조정 하였으며, 창의적이지 않은 기존의 개발했던 리소스를 활용 하는 범위에서 사고 하려고 했었다.


나 역시 창의적이지 못했던 것이다. 내가 창의적으로 일하지 못했었다는 사실을 받아 들이기 까지 많은 시간이 필요 했다.


새로운 것을 나만의 창의적인 방식으로 만들어 보겠다며 퇴사를 한 다음 정말 무기력하게 아무것도 완성하지 못하며, 미래에 대한 두려움에만 사로 잡혀 있는 모습을 긴 시간동안 겪으며, 이제서야 마시멜로 챌린지를 통해 내가 문제 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게 된 것이다,


너무 늦게 인정하게 되었다. 


하지만 중요한 사실이 있다. 나는 마시멜로 챌린지의 B팀처럼 퇴사를 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만드는 시도 하였고, 결과적으로는 실패 하였다. 이 실패를 통하여 바로 다른 시도를 하며 결국은 최종 성공의 모습으로 나아 갈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크게 보면 나 역시 지금 A팀이 아니라 B팀에 가까운 모습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며 나를 위로 한다.


아직 내 인생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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